곰단지, 단순하게 좋아 / 이것저것 담긴 블로그

2014년 5월 4일 23시 23분 최초로 작성하고. 5월 11일 수정.


언제나 그렇듯 여행은 사람을 들뜨게 한다.

인천공항 허브 라운지에서 점심을 해결하고,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하카타행 대한항공 여객기에 탑승. 1시간이 조금 지났을까.

어느새 후쿠오카 공항에 도착했다. 입국 심사는 일사천리로 진행하고, 지하철역이 있는 국내선 터미널로 이동하는 셔틀버스에 몸을 실었다.


후쿠오카시의 새로운 명소, 하카타역. 이곳을 기점으로 여행을 시작했다.


공항역에서 하카타역 까지는 10분도 안 걸리는 거리지만, 요금은 260엔이다. 

거리에 비해 결코 싸다고 할 수 없는 금액이고, 하카타역에서 한 정거장 거리도 무조건 260엔이기에 일본 공공 교통 요금이 얼마나 비싼지 실감할 수 있는 경험이었다. 하카타역에 도착했더니 많은 인파가 반긴다.

역시 골든위크로구나. 사람이 무진장 많다. 아니면, 원래 하카타 역은 이렇게 많이 붐비는 걸까.

뭔가 알아들을 수 없는 말로 시끌벅적 공연 중이었지만, 우선 호텔을 찾는 게 급선무이므로. 총총. 하카타역을 벗어난다.


호텔을 찾기 위해 구글맵을 켠다. SK텔레콤 데이터로밍이 한동안 안터지는 바람에, 후쿠오카시가 제공하는 무료 WIFI를 이용했다.

역 주변 및 버스 정류장 근처에서 이 WIFI만 잘 이용하면 무료로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다. 관광객 및 시민을 배려한 시 정책에 감탄!


하카타역에서 가까운 위치에 있는 스마트 인 하카타 호텔. 원룸을 개조한 호텔이라 실내는 좁지만 깔끔한게 좋은 인상을 남겼다.



아이패드로 구글 지도 보며 오늘의 호텔, '스마트 인 하카타에키'로 향한다. 구글 지도 덕분에 쉽게 찾아갈 수 있었다.

미리 뽑아 둔 바우처를 제시하고, 체크인을 마쳤다. 선물이라며 작은 떡까지 받았다. 배정받은 방은 208호. 처음 마주한 느낌은 정말 좁더라는 것. 개축한 지 얼마 안 된 호텔답게 내부 시설은 무척 깔끔했지만, 뭐. 방 좁은 거야 일본 호텔 특징이니까. 이 정도면 훌륭하다.


후쿠오카 도착해서 먹통이던 데이터 로밍이 막상 호텔에 도착하고 나니,

드디어 소프트뱅크와 연결된다. 이거 약간 좀 억울한데. -_-


캐널시티로 들어가는 입구.



간단히 씻고 카메라 하나 달랑 들고 캐널시티로 향한다. 캐널시티는 하카타역에서 조금 떨어진 위치에 있다.


캐널시티를 찾은 이유는 그 유명한 하카타식 돈코츠 라멘을 먹어 보기 위한 것. 조금 이른 저녁이긴 하지만 출출함도 달래고. ^^;

'라멘스타디움'은 캐널시티 5층에 있다. 라멘의 전당, 라멘스타디움에 드디어 도착! 역시 유명세답게 사람들로 북적인다.

감탄도 잠깐. 정신없이 사방팔방에서 호객하는 가게 점원들에 순간 어떤 가게를 선택하면 좋을지 망설여졌다.


가게 이름은 '쇼다이히데짱'. 평소에도 이렇게 줄이 길다고 한다. 뭘까. 왠지 이유가 궁금해진다.



나는 가장 줄 많이 서 있는 요 식당을 선택했다. '돈코츠라멘+차슈'. 870엔이다.

내 뒤로 아주머니 한 분이 물어본다. '여기 맛집이에요?' 설마요. 제가 알 리가 있겠습니까. ㅎ

나는 그냥 줄 많이 서 있길래 섰을 뿐이라고 솔직히 답했다.

(아이들과 함께 가족 여행 온 한국인이었다. 이 뒤로 줄이 엄청나게 길었는데, 정말 이곳은 맛집인 걸까?)

쿠폰을 자판기에서 뽑고 기다리고 있으니 금방 자리가 생긴다. 아무래도 음식 특성상 회전율이 빠르긴 빠른 편이다.

1인석 자리에 앉아 기다리고 있으니, 안에선 젊은 친구들이 라멘을 열심히 조리 중이었다. 


그리고 드디어 라멘이 내 식탁 위로 올라왔다. 군침 도는 걸 꾹 참고 카메라에 이 특별한 순간을 찰칵 담았다.





육수 맛이 마치 사리곰탕과 비슷하지만, 이 쪽이 더 진하다. 게다가 차슈, 즉 돼지고기가 고명으로 얹혀있다. 면발도 가늘고 쫄깃한게 특징.

그래, 이것이 바로 돈코츠 라멘이구나! 양은 보통보다 조금 많은 편. 한 끼 식사로 충분하다.

한국 손님이 적지 않은 편인지 한국어로 된 홍보 문구가 벽면에 붙어 있기도 하다. 아주 환상적인 맛은 아니지만, 평범함 그 이상의 것을 느낄 수 있는 라멘 맛이었다.


이날 캐널시티엔 정말이지, 한국사람이 많았다. 한국 사람은 아무리 일본 사람 속에 섞여 있어도 금방 티가 나기 마련이라,

'아, 저 사람 한국 사람이다.' 싶으면 어김없이 한국어로 대화하고 있다. ㅋ 이날도 그랬다. 우리도 연휴고, 일본 역시 연휴 기간이라 사람이 북적거리는 건 어쩔 수 없다. 나는 캐널시티에서 황금 여휴의 절정을 맛본 셈이다.


쇼핑엔 그다지 취미가 없었고, 기념품도 마지막 날 살 예정이었기에 일찍 호텔로 귀가하기로 했다.

다만, 어둑어둑한 후쿠오카시 뒷골목 길을 헤집고 호텔로 돌아오는 데에는 많은 시간이 걸렸다. 덕분에 첫날부터 시내 구경 아주 잘한 셈이다.

(캐널시티 인근에 '여행박사' 후쿠오카 지사가 있으니, 도움이 필요한 분은 문을 두드리도록 하자)


비좁은 화장실은 특히 볼일 볼 때 난감한 상황을 연출했다.



샤워하고. 그, 그렇지만. 샤...샤워장도 너무 좁다. 부들부들.

'스마트 인 하카타' 호텔에선 무료 WIFI를 객실마다 제공하고 있다. TV를 켜면 WIFI 사용법과 비밀번호 확인이 가능하므로,

이 호텔에 숙박 계획이 있는 이용객이라면 꼭 활용하는 게 좋겠다.


인근 편의점에서 구입한 298엔짜리 유부초밥과 그닥 맛이 없어던 115엔짜리 주먹밥으로 약간 출출한 배를 채우고 잠을 청한다.

호텔 근처에 기차 선로가 있어서 살짝 시끄럽긴 했지만, 여행 첫 날을 무사히 보냈다는 생각에 안도하며 깊은 단잠에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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