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단지, 단순하게 좋아 / 이것저것 담긴 블로그

우리는 모두 각자 아름다운 첫 사랑 얘기를 가슴 한편에 품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겉으로 표현 안 해도 그 시절 그 추억은 애틋하고,

생각할수록 애잔하기만 하죠. 그 시절을 다시 돌이킬 수 없다는 사실이 가슴을 더욱 고통스럽게 옥죄는 것 같습니다.

건축학개론이란 우리 영화가 이런 첫사랑 얘기를 애잔하게 그렸고, 이에 공감한 관객들은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하지만 이 전에 더 잘 만들어진 웰메이드 사랑 이야기를 우린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천옌시(진연희), 가진동이 출연하고 감독이 본인의 첫 사랑 얘기를 동화처럼 풀어간 이야기.

이름 하여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되겠습니다. 이 영화는 누구나 한 번쯤 가지고 있음 직한 첫 사랑 얘기를 담고 있습니다.

그래서 쉽게 감정이입을 하게 되고. 대단원의 막이 오를 즈음엔 남녀 불문하고 그때 그 시절을 떠올릴 듯합니다.

실화를 소재로 한 사실을 차치하고, 배우들의 달콤한 연기가 더욱 이 작품에 감정이입이 이끈 요소가 아닐까 싶은데요.

특히 천옌시는 마치 제 첫 사랑. 그녀를 떠올리게 합니다.




이 이야기의 시작은 으레 이런 작품이 그렇듯 고등학교 시절로 돌아갑니다. 티격태격 다투지만 결국 사랑에 골인~하는가 싶더니. 여기서,

그 나중 얘기는 하지 않겠습니다. 아직 이 작품을 접하지 않은 분들께 실례가 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면서 흘러나오는 영화 주제가를 듣고 있노라면 내 눈에서 왜 눈물이 흐르고 있을까.

왜 한숨이 나오지. 왜 자꾸 학창 시절 그녀가 떠오르는 걸까. 철부지같이 작품에 감정 이입해서 헤어나지 못하는 자신을 발견할지도 모릅니다.

그만큼 잘 만든 사랑 이야기입니다. 가식적이지 않고, 화려하게 포장되지 않은.

소소한 우리들의 사랑 이야기를 가감 없이 잘 보여주고 있거든요. 이 작품의 강점은 바로 이겁니다.

'내 첫 사랑이 바로 이랬어!' 하고 관객의 심중을 마치 대변하는 것 같거든요.


천옌시는 첫 사랑의 당사자로서 합격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왠지 모르게, 제 첫 사랑이자 짝사랑 대상이었던 그녀가 떠오르거든요. 왜 그런가 했더니. 느낌이 같습니다. 오오라..라고 할까요. 그만큼 천옌시는 이 작품의 '션자이'라는 소녀를 가장 완벽히 소화해 냈고. 뭇 관객들의 심금을 울린 소녀가 되었습니다. 내 생에 또 한번 이런 소녀를 영화에서 만날 수 있을까. 내심 아쉬움마저 들더라고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 작품. 분명 한국에서도 개봉했습니다. 다만 큰 방향은 불러일으키지 못했던 것 같아요. 감독과 가진동이 방한을 했음에도 말이에요. 하지만 천예시가 방한했더라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도 남습니다. 물론, 아직까진 한국에선 대만 영화에 대한 인식과 저변이 크지 않으니까, 단순히 그녀의 방문 만으론 어쩔 수 없지 않았을까 싶기도 합니다. 조금 늦었지만 천옌시를 알게 되었고, 또 좋은 작품을 만날 수 있게 되어 행복했습니다. 이제 이 작품도 제 평생 보물 목록 중 하나로 남겨 놓을까 합니다.


감사합니다.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여.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2012)

You Are the Apple of My Eye 
7.1
감독
구파도
출연
가진동, 진연희, 학소문, 오견, 채창헌
정보
로맨스/멜로, 드라마 | 대만 | 107 분 | 2012-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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